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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소개된장수마을

[경향] 내쫓는 뉴타운서 함게 사는 '대안 개발'로

2008년 11월 11일 경향 기사입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11111758185&code=950201

내쫓는 뉴타운서 함께 사는 ‘대안 개발’로

ㆍ서울 ‘삼선4구역’서 연구모임 본격 활동

‘싹 허물고 다시 짓는’ 현행 뉴타운식 재개발 방식 대신 주민 눈높이에 맞는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하는 ‘대안개발’ 바람이 일고 있다.

녹색사회연구소·성북주거복지센터·한국헤비타트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대안개발연구모임’은 재개발 예정구역으로 지정된 서울 성북구 ‘삼선4구역’에서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의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삼선4구역’은 2004년 재개발예정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국공유지 등 복잡한 토지 소유 문제와 서울성곽 밑이라는 이유로 낮은 용적률 때문에 재개발 사업이 전혀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이곳에는 노인층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300여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이 지역의 대안개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것은 지난 6월. 녹색사회연구소 등 7개 시민단체는 대안개발연구모임을 결성,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주거환경 개선 방안을 찾았다. 녹색사회연구소 박학룡 연구원은 “뉴타운과 재개발로 대표되는 기존 개발방식의 문제점이 심각한 상황에서 마을 공동체를 유지하면서 주민들이 개발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대안개발을 찾기 위해 모임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의 취지에 공감해 고려대 김세용 교수, 시정개발연구원 장영희 박사 등은 물론 서울시 공무원, 정비업체 대표 등 전문가 7명도 자문에 적극 나섰다.

연구모임은 그동안 삼선4구역 주민들의 거주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와 토론회 등을 벌여 왔다.

주민들도 “재개발 때문에 언제 쫓겨날까 걱정이었는데 동네에서 계속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같이 고민해 보자”며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지난 9월 열린 설명회에 70여명이 참여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고, 최근 2차례 워크숍에는 30~40명씩 참여했다. 주민들은 재개발 후 재정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벽화 그리기 등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하나씩 내놓고 있다.

연구모임은 지난 7일에는 대안개발 사례로 손꼽히는 대전 동구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의 ‘무지개프로젝트’에 대한 사례 발표를 듣고, 전문가들에게 자문도 했다. 특히 이날 삼선4구역 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시와 성북구가 ‘재개발사업’ 대신 ‘공공성이 강한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로 바꿀 것과 사회적 공적자금을 도입해 사랑의집짓기(해비타트) 운동 등 저가주택 보급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주거권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이원호 간사는 “대안개발은 아직 실험단계에 있다”며 “그러나 개발보다는 인간에 방점을 두는 만큼, 원주민의 주거권 확보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혜리기자>